본문 바로가기

Harry Potter/Fics

[해리헤르, 하모니] Missing you 4

[주의사항]

 

-딱히 주의사항이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만... 있다면 캐붕주의 정도?

 

-퍼가시는 건 링크로만 부탁드립니다! 필자의 창작물이니 무단 도용하시면 안돼요! :]

 

-에필로그 이후의 일입니다. 아이들이 전부 학교에 있어야만 하는 장면을 무심코 넣어버려서...하하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니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루나의 집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와 그녀를 맞이하는 루나의 모습은 마지막에 봤을 때보다 몇 배는 쾌활해보였다. 루나의 귀에는 익숙한 순무 귀걸이가 달랑거리고 있었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지니의 기억보다 조금 길어져 있었다. 동그란 눈동자는 생기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지니는 조금 묘한 기분으로 루나의 집에 들어섰다.

 루나의 집은 생각보다 정돈된 상태였다. 지니는 당연하게도 이 집이 온통 신비한 생물로 뒤덮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조금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문득 이 집에 온 것이 꽤 오랜만이라는 사실이 지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 사실은 꽤 새롭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그녀가 지니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사람이었고, 호그와트를 졸업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자주 만나곤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부터 그녀가 루나의 집에 오지 않게 된 이유는 아마 해리와 관련이 있었으리라.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이지만 그의 증세에 대해 알아차린 후로 그녀는 불필요한 바깥 출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의 일상이 바뀐 것 만큼, 해리의 모습도, 태도도, 밤의 온도도, 침대 시트의 느낌까지도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꽤 힘들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아챘다. 루나의 잔잔한 미소를 보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차가움이, 아픔이 그녀의 가슴 가운데에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일어섰다. 그녀가 알고 있는, 유일하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 그녀의 얼굴을 보고, 그녀에게 이야기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니, 지니는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지니?"

 "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오, 그래, 왠지 조금 알 것 같아. 해리에 관한 일이지?"

 "루나, 언제 레질리먼시를 배운 거야?"


 지니의 장난섞인 대답에 루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유쾌한 웃음과 함께 순무 귀걸이가 흔들렸다. 루나는 미소를 지은 채로 부엌으로 향하며 대답했다.


 "지니, 내가 너한테 레질리먼시를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튼, 해리에 관한 거라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점점 더 궁금한 걸? 빨리 말해봐. 홍차? 아니면 다른 거?"

 "홍차면 돼. 이제 대답은 했으니 천천히 이야기할게."


 부엌에서 루나의 나직한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지니는 가슴 한켠에 통증을 느끼며 쓰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가 정말로 입을 여는 데 까지는 약간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 동안 루나는 조용히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려주었다. 홍차를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렇게 길 리가 없음에도, 그녀는 부엌에서 지니가 생각을 정리하기를 기다려 주고 있는 듯,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침내 지니가 입을 열었을 때에야, 루나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가 아파, 루나."

 "오, 저런. 많이 안 좋은거야?"

 "아니.... 그랬다면 이미 예언자 일보에 나오지 않았을까. 오러국장 해리 포터, 심각한 병으로 성 뭉고 병원 입원, 같은 기사로 말야."

 "오, 지니. 농담은 그만해."


 루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가 내뿜는 분위기가 너무나 따뜻해서, 지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서 휴식을 얻고 싶었다. 그녀가 겪은 일에 대해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루나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그런 일을 겪었다는 것을 믿게 하는 건 조금 바뀐 그녀의 분위기 뿐이었다. 그녀는 전보다 조금 더 쾌활해보였다. 지니가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을 때는 전보다 조금 더 우울해 보였던 것 같다. 그녀의 심리상태는 예전에 비해 많이 불안정하다고, 그녀의 남편이 문을 나서는 지니에게 말했었다. '루나는 당신을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자주 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은 너무나 정중해서 도저히 거절을 할 수가 없는 그런 것이었다. 지니는 간신히 대답을 하지 않고 문을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니는 루나의 집에 오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해리의 일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는 말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그녀는 루나의 변한 모습을 볼 자신이 없었고, 그만큼 루나에게 미안했다.

 어두운 생각을 따라 서서히 어두워지던 지니의 표정을 루나는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옅은 미소를 띈 얼굴로 지니를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


 "지니, 걱정할 것 없어. 어서 말해봐. 내가 도와줄 수 있으니까 나한테 온 거잖아?"

 "오, 루나....."

 "어서."


 루나는 온화한 미소로 지니를 보았다. 그 표정에 지니는 더욱 더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굳은 우정이, 의지가, 지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 없이 그들의 편이었다. 그리고 다른 모두들도, 변함없이 그들과 함께였다. 끔찍했던 그 전투 이후에, 그들은 아직 누구도 잃지 않았다. 그럼에도 변해버린 한 가지는...


 "루나, 해리가... 해리가 꽃을 토하고 있어. 해리가 많이 아파하고 있어. 루나,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래?"


 그 말에, 꽃을, 이라는 말에, 루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표정은 곧 다시 녹았지만, 여전히 어딘가 막힌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루나의 목소리는 여느때와 같았고, 지니는 그것이 안심되는 동시에 걱정이 되었다.


 "해리가, 음, 그렇구나. 그건 정말 곤란하겠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지니?"

 "지금은, 오, 그냥 평소랑 같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내가 알고 있다는 건 눈치챘는지 어제 나한테 이야기했어. 사실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루나...."

 "해리는 뭐라고 했어?"

 "말하기 힘든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어. 정말 아파보여... 가끔은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초췌한 모습일 때도 있어. 밤에 그가 숨을 멈출 것 같아 두려워."


 지니의 목소리가 아주 약하게 떨렸다. 그 떨림은 지니와 함께 지낸 시간이 길지 않았다면 절대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약했다. 미세한 떨림은 루나의 귓가에 잠시 머무르다 흩어졌다. 루나의 표정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했다. 그녀는 깊은 생각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았다.

 지니는 그런 루나를 가만히 보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루나의 남편은 오늘 집에 없는 것인지, 집은 고요하기만 했고, 예상치 못한 단정함과 함께 어우러진 그 고요는 지니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루나가 답을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루나에게 무리가 될까 걱정이 되는 것을 어찌 할 수 없었다.


 "내가 썼던 방법을 자세히 알려 주길 원하는 거야, 지니?"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 네가 알고 있는 걸, 네 생각에 나와 해리를 도울 수 있는 걸 알려줘."


 루나는 지니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지만 지니의 눈을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어딘가에 두고 온 것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첨, 아득한 눈을 한 채로 지니의 말에 대답했다.


 "약이 있어. 하지만 그 약은.... 그리고 그를 놓아주는 방법이 있어.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사랑하도록 돕는 방법이. 그게 가능하다면..."


 루나의 목소리는 꿈 속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또는 물 속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멀고 희미하게 느껴졌다. 지니는 자신이 생각한 대답을 듣게 되었다는 것에 실망보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는 알면서도 이 자리에 온 것이었다. 그녀에게 물어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 힘들다는 허울 좋은 말로 가슴 구석에 밀어두었던 친구를 찾아온 것이었다. 지니는 자신의 잔인함에 치가 떨렸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해리는 분명 괜찮을거야."

 "루나...."

 "응?"

 "약을, 어디서 구해야 해?"


 루나는 지니의 말에서 온갖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포기하고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실망하고 있었지만 희망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친구가 결정을 내리는 데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에서 그녀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겪은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연민의 감정이 그녀의 마음 속에 차올랐다. 현명함은 그녀에게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 주라거나 저런 것을 해 주라는 둥의 조언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저 가만히 친구의 손을 잡아주었다.


 "내가 그에게 물어볼게. 걱정하지마, 지니."

 "고마워......"

 "걱정하지마. 해리는 분명 괜찮을거야."


 루나의 목소리는 옛날과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지니는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구원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루나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녀는 눈물이 맺힌 눈을 들어 루나의 평온한 얼굴을 마주했다. 그녀는 따뜻한 미소를 지은 채 안심하라는 듯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헤르미온느는 혼자 남겨졌다. 론은 다시 내려오지도 않고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론이 짐을 싸는 요란한 소리가 멈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그의 방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식당에 있었다. 이미 해가 한 번 지고 다시 떴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로, 그녀는 그 자리에 못 박힌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도저히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정말로 그가 가버렸어. 또, 또 그가 떠나버렸어. 헤르미온느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한쪽 기둥을 잃어버린 문처럼 기울어지고 있었다. 기울어지고, 기울어지고, 기울어지다가....

 그녀의 마음이 마침내 거의 쓰러졌을 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엉이? 헤르미온느는 순식간에 현실로 끌어당겨졌다. 개수대 앞 창문을 통해 생소한 모습의 부엉이가 보였다. 부엉이는 헤르미온느와 눈이 마주치자 인사하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창문을 살짝 두드렸다. 헤르미온느는 천천히 창문으로 다가가 부엉이를 안으로 들였다. 작게 접힌 쪽지가 부엉이의 다리에 매달려 있었다. 봉투도 없이 도착한 편지에는 한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수신인도 발신인도 없이, 다만 한 문장만이.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헤르미온느는 그 말의 의미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보낸 사람은 누구지?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녀는 부엉이를 보며 다시 발신인을 추측해보려 했으나, 어느새 부엉이는 창 밖으로 나가고 난 후였다. 그녀는 다시 눈을 돌려 쪽지를 보려던 순간, 그녀의 앞에 놓인 책을 발견했다. 처음 보는 것 같은 표지에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책을 펼쳤다. 한 숨도 자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알았지만, 그녀는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그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했다. 이거만 읽어보고, 해리에게 연락을 해야지. 그리고 시험해 봐야겠어. 내 생각이 맞았던건지,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을지.




-----

오타가 있는 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발견하시면 지적해주세요! 사랑합니다 독자여러분...///